사춘기 아이들이 아이폰을 원하는 이유를 두 아이를 키운 부모의 실제 경험을 바탕으로 설명하는 대표 이미지. 또래 관계와 소속감, 부모의 이해를 담은 육아 이야기.
사춘기 아이들은 왜 아이폰만 원할까? 두 아이를 키우며 부모가 알게 된 진짜 이유

우리 집은 아이들에게 스마트폰을 꽤 늦게 사준 편입니다.

스마트폰의 편리함보다 폐해를 더 크게 봤기 때문입니다.

게임은 쉽게 아이들을 빠져들게 만들고, 쇼츠나 릴스 같은 짧은 영상은 시간을 순식간에 빼앗습니다. 무엇보다 저는 긴 글을 읽고, 하나의 이야기를 끝까지 따라가는 힘이 점점 사라질까 봐 걱정이 컸습니다.

물론 스마트폰 자체가 나쁘다는 뜻은 아닙니다. 하지만 발달심리에서는 성장기 아이들이 반복적으로 강한 자극에 노출될 경우 긴 시간 집중하거나 스스로 사용을 조절하는 일이 더 어려워질 수 있다고 설명하기도 합니다.

그래서 우리 집은 조금 느리게 가기로 했습니다.

우리 집이 스마트폰을 늦게 사준 이유

큰아이는 초등학교 5학년까지, 둘째는 4학년까지 스마트폰 대신 폴더폰을 사용했습니다.

정확히 말하면 터치는 가능하지만 인터넷은 거의 되지 않는 효도폰 같은 휴대폰이었습니다.

처음에는 아이들도 크게 불평하지 않았습니다.

몇 번 스마트폰을 사달라고 이야기한 적은 있었지만, "우리 집은 아직 안 돼."라고 말하면 더 이상 조르지 않았습니다.

그때는 저도 아이들이 잘 이해해 주는 줄만 알았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아이들의 마음도 조금씩 달라지고 있었습니다.

친구들은 하나둘 스마트폰을 사용하기 시작했고, 우리 아이들의 폴더폰은 점점 가방 속에서만 잠들어 있었습니다.

"왜 휴대폰 안 가져갔어?"

물어보면 대답은 늘 같았습니다.

"창피해서."

급하면 친구 휴대폰을 빌려 저에게 전화를 했고, 친구들과 번호를 교환하는 일도 거의 없었습니다.

번호를 주고받으려면 결국 자기 휴대폰을 꺼내야 했기 때문입니다.

그 모습을 보면서 저도 처음으로 고민하기 시작했습니다.

과연 무엇이 더 중요할까.

아이들의 교우관계일까.

아니면 스마트폰을 늦게 사용하는 것일까.

쉽게 답을 내릴 수 없었습니다.

첫째가 처음으로 진심을 털어놓은 날

시간이 흘러 큰아이가 초등학교 6학년이 되었습니다.

어느 날 아이가 진지한 얼굴로 이야기를 꺼냈습니다.

"엄마, 저 지금까지 스마트폰 사달라고 많이 조른 적 없잖아요."

"지금까지 잘 참았으니까 이제는 가져도 되지 않을까요?"

평소 부모 말을 잘 듣던 아이였습니다.

그동안 얼마나 참고 있었을까 싶어 마음이 먹먹했습니다.

그런데 아이가 마지막에 이런 말을 했습니다.

"엄마, 저도 스마트폰이 생기면 자제가 잘 안 될 수도 있어요. 그런데 제가 스스로 안 된다고 느끼면 다시 폴더폰으로 돌아갈게요."

그 말을 듣고 결국 집에서 사용하지 않던 예전 갤럭시 스마트폰을 주었습니다.

물론 "다시 폴더폰으로 돌아가겠다."는 약속은 오래가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지금도 사용 시간이 너무 많아졌다고 느끼면 큰 반항 없이 휴대폰을 부모에게 맡기는 편입니다.

완벽하지는 않지만 스스로 조절하려고 노력하는 모습만큼은 참 고맙습니다.

둘째는 스마트폰이 아니라 아이폰을 원했습니다

그런데 진짜 고민은 둘째에게서 시작되었습니다.

둘째는 스마트폰이 아니라 아이폰을 원했습니다.

예전부터 늘 말했습니다.

"엄마, 저는 나중에 아이폰 사주세요."

처음에는 단순히 디자인이 예뻐서 그런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이유를 물어보면 정말 끝도 없이 이야기했습니다.

"디자인이 예뻐요."

"사진이 더 잘 나와요."

"친구들이 거의 다 아이폰 써요."

"아이폰이 있으면 기분이 좋아서 공부도 더 열심히 할 것 같아요."

솔직히 마지막 말은 웃음이 났습니다.

'아이폰이 공부를 시켜주는 것도 아닌데.'

하지만 지금 생각해 보면 공부 이야기가 아니라, 그만큼 아이폰을 갖고 싶다는 마음을 표현한 것이었던 것 같습니다.

그 무렵 둘째의 폴더폰이 세 번째로 망가졌습니다.

아빠는 물건을 너무 함부로 다룬다는 이유로 한동안 휴대폰 금지령까지 내렸습니다.

몇 달 동안 휴대폰 없이 생활했는데도 아이는 만들기를 하고 그림을 그리며 의외로 잘 지냈습니다.

오히려 불편했던 사람은 저였습니다.

학원 마치는 시간이 달라질 때마다 연락이 되지 않아 데리러 다니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다시 폴더폰을 사주려고 중고 제품을 찾아보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딸이 제 옆에서 조심스럽게 말했습니다.

"엄마, 중고 폴더폰이랑 중고 아이폰 가격이 거의 똑같은데 아이폰 사주시면 안 돼요?"

처음에는 믿기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정말 그랬습니다.

요즘은 폴더폰이 워낙 귀해져 중고 가격도 꽤 비쌌고, 몇 년 된 중고 아이폰과 큰 차이가 나지 않았습니다.

그 순간 고민이 시작됐습니다.

가격은 비슷한데 굳이 아이가 그렇게 원하는 것을 외면해야 할까.

아이폰을 원했던 진짜 이유

그런데 결정적으로 제 마음을 움직인 건 가격이 아니라 아이의 마음이었습니다.

딸은 아이폰이 왜 좋은지 정말 열심히 설명했습니다.

"친구들이 대부분 아이폰을 써요."

"예쁘게 사진도 같이 찍을 수 있구요."

그리고 무엇보다 친구들과 같은 것을 쓰고 싶다는 이야기였습니다.

그러다 딸이 잠시 말을 멈추더니 조용히 이런 이야기를 했습니다.

"새학기가 되면 저랑 친해지고 싶어 하는 친구들이 번호를 교환하자고 해요."

"그런데 저는 폴더폰을 꺼내는 게 너무 창피해서 그냥 웃으면서 얼버무렸어요."

"그 친구는 아마 제가 자기를 싫어해서 그런 줄 알았을지도 몰라요."

그 말을 하는데 아이 목소리가 조금씩 떨렸습니다.

그러더니 딸이 이런 말도 덧붙였습니다.

"엄마, 저는 최신 아이폰이 아니어도 괜찮아요."

"그냥 아이폰이면 돼요."

"오래된 아이폰도 괜찮아요. 오히려 옛날 감성이 있어서 더 예쁜 것 같아요."

그 말을 듣는 순간 또 한 번 놀랐습니다.

저는 아이가 그저 비싼 최신 휴대폰을 갖고 싶어 하는 줄만 알았습니다.

하지만 아이가 원했던 것은 값비싼 휴대폰이 아니라 친구들과 자연스럽게 어울리고, 같은 문화를 함께 나누고 싶은 마음이었습니다.

그제야 조금 이해가 되기 시작했습니다.

부모인 저는 아이폰을 하나의 휴대폰으로만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아이들에게는 조금 다른 의미였습니다.

사춘기가 가까워질수록 아이들은 친구들과의 관계를 아주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생각해 보니 저도 학창 시절에는 친구들과 같은 운동화를 신고, 같은 필통을 쓰고 싶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아이들도 크게 다르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발달심리에서는 이 시기를 또래 집단의 영향력이 크게 커지는 시기로 설명합니다.

같은 운동화를 신고, 같은 음악을 듣고, 같은 휴대폰을 사용하는 것도 단순히 유행을 따라 하는 행동으로만 볼 수는 없습니다.

아이들에게는 "나도 이 무리에 속해 있다."는 소속감의 표현이 되기도 합니다.

물론 그렇다고 아이폰이 꼭 필요하다는 뜻은 아닙니다.

하지만 부모가 "왜 꼭 아이폰이어야 하지?"라고 생각하는 이유와, 아이가 "꼭 아이폰이어야 해."라고 느끼는 이유는 서로 다를 수도 있다는 것을 조금은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우리 가족이 정한 휴대폰 규칙

📌 우리 가족이 함께 지키기로 한 약속
  • 집에 오면 휴대폰은 거실에 두기
  • 숙제할 때는 스마트폰 사용하지 않기
  • 잠들기 전에는 부모에게 맡기기

그렇게 둘째는 작은 중고 아이폰을 갖게 되었습니다.

저는 아이폰을 갖게 되면 사용 시간이 크게 늘어날 줄 알았습니다.

물론 처음에는 무척 좋아했습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예상했던 것과는 조금 다른 모습을 보게 되었습니다.

학교에서 자연스럽게 친구들과 번호를 교환하고,

같이 사진을 찍고,

가끔은 함께 게임도 하면서 또래들과 어울리는 모습도 보였습니다. 그렇다고 휴대폰에 마냥 집착하는 것만은 아니었습니다. 공부를 시작하거나 잠들기 전에는 휴대폰을 부모에게 맡기자는 약속도 큰 불평 없이 잘 따라주었습니다.

그 모습을 보며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부모는 아이폰이라는 기계를 보지만, 아이들에게는 친구들과의 관계가 더 중요했던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을요.

첫째의 귀여운 투정

재미있는 일도 있었습니다.

어느 날 큰아들이 웃으며 말했습니다.

"이럴 줄 알았으면 나도 처음부터 아이폰 사달라고 할걸 그랬어요."

"안 되는 줄 알고 말도 안 했는데, 동생은 첫 스마트폰을 아이폰으로 받고 저는 엄마가 쓰던 후진 갤럭시를 받은 거잖아요. 너무 억울해요."

그 말을 듣고 한참 웃었습니다.

늘 부모 말을 존중하며 참아주던 아이였는데, 속으로는 조금 부러웠던 모양입니다.

그래서 저는 아들에게 말했습니다.

"대신 나중에는 너한테 더 좋은 아이폰 사줄게."

그 약속을 언제 지킬지는 모르겠습니다.

그래도 그날만큼은 조금 미안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사춘기 아이들은 왜 아이폰을 좋아할까

요즘 아이들은 왜 이렇게 아이폰을 좋아할까요.

아직도 정답은 모르겠습니다.

분명 디자인도 이유일 것입니다.

친구들의 영향도 있을 것입니다.

브랜드 이미지도 한몫할 것입니다.

하지만 두 아이를 키우며 제가 느낀 것은 조금 달랐습니다.

어쩌면 아이들이 원했던 것은 아이폰 자체보다, 친구들과 자연스럽게 어울릴 수 있는 마음이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사춘기 아이가 아이폰을 원하는 이유를 이해하고, 부모와 함께 스마트폰 사용 규칙을 만들며 건강한 사용 습관을 기르는 방법을 정리한 인포그래픽.
사춘기 아이가 아이폰을 원하는 이유와 부모가 함께 실천할 해결 방법

아이폰보다 더 중요했던 것

그렇다고 부모가 모든 아이에게 아이폰을 사줘야 한다는 뜻은 아닙니다.

오히려 더 중요한 것은 어떤 휴대폰을 사주느냐보다 어떤 사용 습관을 함께 만들어 가느냐였습니다.

사춘기 아이들은 아직 자기조절 능력이 계속 발달하는 시기입니다.

재미있는 영상을 보다 보면 스스로 멈추는 일이 생각보다 쉽지 않은 것도 어쩌면 자연스러운 일일지 모릅니다.

그래서 우리 집은 지금도 공부할 때나 숙제할 때는 스스로 휴대폰을 부모에게 맡기려고 노력합니다.

완벽하게 지켜지는 것은 아닙니다.

그래도 부모가 계속 빼앗는 것보다 아이가 "이제 그만해야겠다."라고 스스로 선택하는 경험이 더 중요하다고 믿고 있습니다.

예전에는 스마트폰을 늦게 사주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지금도 그 생각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두 아이를 키우면서 한 가지는 분명히 알게 되었습니다.

아이폰을 사줄지 말지를 고민하기 전에, 왜 우리 아이가 그렇게 아이폰을 원하는지 먼저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일이 부모에게는 더 중요할 수도 있다는 것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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