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 선행학습, 우리 아이에게 정말 맞을까? 두 아이를 키우며 깨달은 것
같은 부모 밑에서, 같은 ‘선행학습’을 했는데도 정반대의 결과가 나왔습니다.
첫째는 편두통에 시달리며 수학을 멀리하게 됐고, 둘째는 빠른 진도 속에서도 즐거워했습니다.
두 아이를 키우며 제가 직접 겪은 이야기를 통해, ‘선행이 정답일까?’라는 질문에 대한 솔직한 답을 나눠봅니다.
한 아이는 수학 학원에 가기 전마다 머리가 아프다고 했습니다.
한 아이는 학원에서 새 단원을 나가는 날을 가장 기다렸습니다.
둘 다 같은 부모 밑에서 자랐고, 같은 방식의 선행학습을 했습니다. 그런데 결과는 완전히 달랐습니다. 한 아이는 수학을 멀리할 뻔했고, 한 아이는 중학교 과정을 앞서가면서도 즐거워했습니다.
두 아이를 키우며 저는 ‘선행을 해야 하나?’보다 더 중요한 질문을 배우게 되었습니다.
“우리 아이는 어떤 아이인가?”
시작은 ‘진도가 빠른 학원’이었습니다
지금 중학교 1학년인 첫째는 초등학교 저학년 때부터 수학 학원에 다녔습니다. 그 학원은 진도가 정말 빨랐습니다. 한 학기 분량이 두세 달이면 훅훅 끝나버릴 정도였으니까요. 그만큼 숙제도 많았습니다.
처음에는 학년에 맞춰 시작했지만, 진도가 워낙 빨라 4학년 때 이미 6학년 수학을 풀고 있었습니다. 솔직히 ‘너무 빠른 거 아닌가’ 싶으면서도, 한편으로는 내심 뿌듯했습니다.
학원에서는 아이에게 ‘영재반’ 수업까지 권했습니다. 사고력 문제를 푸는 반인데, 레벨 테스트를 통과해야만 들어갈 수 있는 곳이었죠. 아이가 테스트를 잘 봤는지 그 반에 들어가게 됐습니다.
그때까지만 해도 저는 ‘우리 아이가 수학을 특별히 잘하는구나’ 라고만 생각했습니다. 4학년이 6학년 문제를 풀고, 곧 중학교 문제도 풀겠다고 생각하니, 누구에게 티는 안 냈지만 혼자 우쭐한 마음이 들기도 했습니다.
아이가 보낸 신호를 너무 늦게 알아챘습니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아이가 달라졌습니다.
- 계속 두통에 시달렸습니다.
- 학원에 가기 싫어하기 시작했습니다.
- 문제가 너무 어려워 숙제하는 것조차 버거워했습니다.
당시 저는 맞벌이였습니다. 학원에만 보내면 성적이 쑥쑥 오르는 줄로만 알았죠. 하지만 실제로 아이는 자꾸만 빨라지는 진도를 따라가지 못한 채 버벅이고 있었고, 그렇게 쌓인 스트레스는 결국 편두통으로까지 이어졌습니다.
진도가 빠른 게 ‘잘하는 것’이라는 착각이, 아이를 점점 수학에서 멀어지게 만들고 있었습니다.
큰 학원을 그만두고, 작은 교습소를 찾아갔습니다
저는 다니던 대형 학원을 그만두고, 작은 교습소를 찾아갔습니다. 그리고 첫 만남에서 선생님께 이렇게 부탁드렸습니다.
“우리 아이는 빠른 진도, 선행 필요 없습니다.
아이가 수학에 흥미를 잃지 않게만 해주세요.
지금 수학에 대한 자신감이 너무 떨어져 있으니, 아이 눈높이에 맞게 재밌게 가르쳐 주세요.”
선생님은 의외라는 듯 말씀하셨습니다.
“요즘에는 보기 드문 어머니시네요. 보통은 진도 많이 빼주고 숙제 많이 내주길 바라시는데…”
사실 예전의 저도 그런 부모 중 하나였습니다. 진도만 빠르면 잘하는 줄 알았던 거죠. 하지만 아이를 직접 겪어보고 나서야, 무조건적인 선행이 오히려 아이를 수학과 멀어지게 만들 수 있다는 걸 뼈저리게 느꼈습니다.
지금 첫째는 수학을 싫어하지는 않습니다. 다만 점수가 아주 높지는 않습니다. 요즘은 워낙 많은 아이들이 선행을 하다 보니 학교 시험도 점점 어려워지고, 선행을 하지 않는 아이는 상대적으로 고득점이 어려워진 것도 사실입니다.
그래도 저는 후회하지 않습니다. 초등학생 때부터 ‘수포자’가 나올 만큼 강도 높은 수업은, 적어도 우리 첫째에게는 맞지 않았으니까요.
그런데, 둘째는 완전히 달랐습니다
지금 초등학교 5학년인 둘째 딸은 중학교 2학년 수학을 하고 있습니다. 첫째를 겪은 저는 이런 빠른 진도가 영 달갑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학원 선생님께 분명히 부탁드렸습니다.
“진도 많이 안 나가도 되니까, 같은 학년이라도 심화 문제를 풀게 해주세요.”
선생님은 그러겠다고 하셨습니다. 그런데 얼마 뒤, 둘째는 기본 문제와 심화 문제를 다 풀었는데도 진도가 그만큼 나간 거라고 하셨습니다.
이유는 단순했습니다.
- 둘째는 무슨 일이 있어도 숙제를 꼭 해 가는 아이입니다.
- 전날 못 했으면 학교 쉬는 시간에라도 풀어서 학원에 갑니다.
- 그러니 모르는 문제만 한 번 더 짚고 넘어가면 되니, 진도가 빠를 수밖에 없었습니다.
선생님은 “이해도가 높아서 잘 따라온다”고 하셨습니다. 무엇보다 둘째는 빠른 진도에 스트레스를 받기는커녕, 모르던 문제를 풀어냈을 때 누구보다 기뻐했습니다.
그 모습을 보며 깨달았습니다.
무조건적인 ‘선행 거부’ 역시 정답은 아니라는 것을요.
두 아이가 알려준 결론: ‘아이마다 답이 다르다’
같은 부모, 같은 선행학습. 그런데 결과는 정반대였습니다. 그 차이는 결국 아이의 이해도, 성향, 기질에서 나왔습니다.
| 구분 | 첫째 | 둘째 |
|---|---|---|
| 진도 | 빠른 선행 | 빠른 선행 |
| 반응 | 두통·편두통, 흥미 상실 | 스트레스 없이 즐김 |
| 숙제 | 버거워함 | 스스로 챙김 |
| 맞는 방식 | 눈높이·흥미 중심 | 심화·도전 중심 |
같은 처방이 한 아이에게는 약이 되고, 다른 아이에게는 독이 될 수 있었던 겁니다.
선행학습 전에 부모가 꼭 점검해볼 것들
제 경험을 바탕으로, 선행을 고민하는 부모님들께 드리고 싶은 체크리스트입니다.
- 새로 배우는 것 자체에 흥미를 느끼는 아이인가? 호기심이 동력인 아이라면 빠른 진도가 즐거움이 될 수 있습니다.
- 모르는 문제 앞에서 집중력과 도전 의식을 보이는가? 막히면 포기하는 아이에게 어려운 선행은 좌절감만 키웁니다.
- 숙제를 스스로 감당할 수 있는가? 숙제가 버거우면 진도가 아니라 ‘수학 자체’를 싫어하게 됩니다.
- 두통, 짜증, 학원 거부 같은 ‘몸의 신호’는 없는가? 성적보다 먼저 봐야 할 것은 아이의 상태입니다.
- 지금 우리 아이의 자신감은 충분한가? 자신감이 무너진 상태에서의 선행은 회복을 더 늦춥니다.
일괄적인 커리큘럼은 편하지만 위험합니다.
모든 아이의 성향과 공부법은 다르기 때문입니다.
마치며
첫째는 한때 수학을 멀리할 뻔했지만, 다행히 지금은 흥미를 조금씩 되찾고 있습니다. 저는 이 아이가 고3까지 지치지 않고, 포기하지 않고 나아가길 바랍니다. 둘째는 자기만의 속도로 즐겁게 앞서가고 있습니다.
맞벌이로 바쁘더라도, 대부분의 부모님은 우리 아이가 어떤 공부 성향을 가졌는지 어렴풋이 알고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선행을 시작하기에 앞서, ‘우리 아이는 어떤 아이인가’ 부터 먼저 들여다보는 것. 그것이 제가 두 아이를 키우며 얻은 가장 값진 깨달음입니다.
예전의 저는 선행을 해야 뒤처지지 않는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두 아이를 키우며 생각이 바뀌었습니다. 뒤처지는 것보다 더 무서운 것은, 아이가 공부 자체를 싫어하게 되는 것이었습니다. 결국 중요한 것은 학원의 진도가 아니라 아이의 진도였습니다.
그래서 이제 저는 “얼마나 앞서가고 있나?”보다 “아이는 지금 즐겁게 배우고 있나?”를 먼저 묻게 되었습니다.
이 글은 두 아이를 키우는 한 학부모의 실제 경험을 바탕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교육 방식은 아이마다 다를 수 있으니, 우리 아이에게 맞는 방법을 찾는 참고 자료로 봐주시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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